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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야생화

혀를 내미는 큰개현삼





혀를 내미는 큰개현삼/유유


도시에서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등산로

햇살은 평등하게 비치고

풀도 나무도 알아서 자리 잡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산동네

맑은 날도 비 오는 날도 있다


예전엔 등산객 나들이 구경하는 휴일 기다림이 있었건만

요즘은 시도 때도 없이 몰려드니

인간은 귀찮은 애물단지 되어버려 그립지도 않은데

꼴불견은 또 왜 자꾸 눈에 뜨이는지


잠깐 낮잠 즐기려 하는 순간 웬 놈의 째지는 음악 소리

주홍서나물 꽃대 떨어진 줄 알았더니만 날아온 담배꽁초 

풀밭 뒹구는 젊은 남녀는 진드기 안 옮기나

조용히 지나가거라 산에 와서 무슨 말이 그리도 많은가


길에서 조금 떨어져 사는 큰개현삼은

말해봤자 안 통할 것이라며

지나가는 등산객 뒤통수에 대고 혀를 내밀어 본다

메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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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개현삼; 산지 풀밭이나 숲속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8~9월에 흑자색의 꽃을 피운다. 줄기와 꽃대에 선모가 많고 꽃받침이 짧고 5개로 갈라지는 점에서 구분된다고 한다. 玄蔘은 토현삼, 설령개현삼 등 현삼과 식물의 뿌리를 말하는 것으로 오삼(인삼, 사삼, 단삼, 고삼, 현삼)의 하나로 약효가 인정되나 인기는 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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