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가는 초종용/유유
바다가 점점 싫어진다
큰 파도 소리도 잘 안 들리고
소금기의 짠맛은 느끼기 어려워지며
물고기의 비릿한 냄새도 맡을 수 없는 데다가
망망대해를 덧없이 바라보느라 눈은 멍들어 버렸다
홀연히 사라지고 싶도다
몇 해 전 있었는데 하면서 다시 찾아오는 손님
기억해 주는 것은 고맙지만 믿을 수가 없는 세상 되어서
엉큼한 속셈으로 다가오는 인간이 무섭고
더러운 돈에 거래될까도 두렵다
더부살이 신세 처량해도 참고 살아온 세월이 그 얼마인가
척박한 모래땅의 일생도 그런대로 버텨왔건만
개발이라는 괴물로 모든 희망 소멸하니
차라리 획 사라지며 말이나 남기자
기다림에 지쳐 떠났노라고.
......................................
초종용; 사철쑥더부살이라고도 한다. 남부지방의 바닷가 모래언덕에서 사철쑥 종류에 기생하여 자라는 식물이다. 10~30cm 크기의 줄기에 가지와 잎이 없는 상태로 올라와 5~6월에 연한 자줏빛 또는 흰색의 꽃을 피운다. 자연훼손 등 환경의 변화와 무분별한 남획으로 인해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꽃말은 "희망"
'문학 > 시-야생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래지치의 짜디짠 눈물 (0) | 2017.05.14 |
---|---|
숲속의 작은 요정 꼬마은난초 (0) | 2017.05.13 |
고목에 신세 진 석곡 (0) | 2017.05.11 |
갯완두의 즐거움 (0) | 2017.05.10 |
슬픈 향기 비목나무 꽃 (0) | 2017.05.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