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자연
2024. 7. 28.
태풍 기다리는 계곡의 바위
태풍 기다리는 계곡의 바위 오래 살다 보면 원하든 원치 아니하든 계곡의 바위는 이끼 옷을 입어야 하고 온갖 곤충과 동물들의 배설물을 받아 육신은 더러워지는 법 그래서 자주 몸을 씻고 싶건만세상일 어디 뜻대로 되는 경우가 많으랴그런데 인간이 싫어하는 태풍이바위에게는 때 빼고 광내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바위라고 늘 침묵의 참선만 해야 할까참았던 숨을 내쉬고지축을 울리는 사자후도 토해내고 싶을 때가 있는데태풍만이 도와주도다 목욕한 후의 개운함무게의 바위가 날고 싶다고 하면 절대 안 되겠지만깊은 산 속에 숨어 사는 처지에선태풍이 반가운 손님이다. 태풍아 어서 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