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혹에 지친 백리향
어찌 이리도 바보 같던가
높은 산 위에서 진한 향기 아무리 풍겨본들 무슨 소용이 있을쏜가
바람은 애써 만든 정성을 한치도 머물지 못하게 하고
빗물은 냄새의 흔적조차 씻어 버린다는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니잖은가

백리향이란 이름이 자만을 키웠는가
잠자는 사랑의 혼을 언제나 깨울 수 있다고 착각하지 않았는가
아무리 멀리 있어도 유혹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가

아니다 백리향이라는 말에 겸손이 숨어 있다
더 진한 향기 있음에도 천리향이나 만리향이라고 거만 떨지 않았다
현란하게 화장하지도 않고 순수한 미모만 보여 주었다

그럼에도 가까이 오는 이 없다
진정을 바쳐 사랑을 주려 해도 받을 대상을 찾을 수가 없도다

꽃이란 눈에 꽃으로 보여야 비로소 꽃이 된다
먼 곳에 있는 점이 아무리 꽃이라고 소리쳐봐야 소용없다
꽃은 인간과 가까이 있어야 냄새를 맡아볼 수 있다
천상에서 가져온 향기도 코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면 향기가 아니란 말이다

언제까지 높은 곳에서 꿈만 꾸며 살겠는가
그래서 산 아래로 내려가야겠구나!

천리향; 높은 산꼭대기의 햇볕이 잘 자라는 바위 위에서 잘 자란다. 원줄기가 땅 위로 퍼져 나가며 어린 가지가 비스듬히 나와 꽃을 피운다. 추위에 강해 겨울에도 작은 키를 유지하면서 교목임을 자랑한다. 잎의 양면에 있는 선점에서 향기가 나오고 꽃에서도 천리향이나 만리향보다 더 은은한 향기가 풍긴다. 한방에서 진해, 진경, 구풍 등의 약재로 사용해왔으며 화장품이나 향료 식품으로 개발할 뿐만 아니라 정원의 관상용으로 점차 재배하는 추세이나 향기는 매우 약해졌다고 한다. 꽃말은 "용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