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목욕탕
유유
누가 더 물속에 오래 들어가 있을까
입술은 파래지고
피부는 오그라들었던 시합
한 여름철에 맛보는 차가운 물의 낭만은
이제 없다
온천 아닌
용천수로 만들어진 동네 목욕탕이
여전히 존재하건만
목욕하는 동네 사람은 없고
지나가는 나그네가 손을 담가 볼 뿐.
제주도 바닷가 마을에는 동네마다 목욕탕이 있었다. 개인 집에서는 물이 없기에 용천수가 나오는 곳에 남탕과 여탕을 분리해서 돌담을 쌓아 목욕탕을 만들어 놓고 물을 길어가는 동시에 사시사철 목욕을 할 수 있게 하였다. 이제는 목욕하는 사람은 없고 빨래를 하거나 채소를 씻는 모습을 가끔 볼 수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