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족도리풀의 추억





족도리풀의 추억/유유


바르르 떨리는 고상함의 멋

여인들의 머리 위에서 놀던 때가 있었다


시집 갈 때 평생 한 번 쓰는 족두리야

수줍음의 상징이었겠지만

지위와 부귀를 뽐내는 자리에 있어서는

왕관을 흉내 내었었다


과시하고 싶은 것은 여인의 본능이거늘

금과 진주 달고 허영을 꿈꾸게 한다는 죄로 인해

숲속에 버려지고만 족두리


이젠 고개조차 들지 못하게 벌을 받아

칙칙한 얼굴로 땅바닥만 쳐다보며

한평생 속죄의 세월을 보내야 하나보다.

 

..................................................................................

족도리풀; 쥐방울과 소속답게 쥐방울만 한 통꽃이 달리는 산속의 약초이다. 크고 넓은 잎을 들춰야 족두리 닮은 보라색 꽃을 찾을 수 있는데 대부분 꽃이 벌과 나비를 매개체로 하는 데 반해 족도리풀은 땅 위에 사는 딱정벌레를 매개곤충으로 삼기 때문에 땅에 바짝 붙어 꽃 머리를 아래로 늘어뜨린다. 모든 부분이 쓰기 때문에 한방에서는 세신이란 이름으로 소화불량 등의 약제로 쓰인다. 꽃말은 "모녀의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