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자연
2022. 2. 22.
2월 하순의 눈길
겨울 산책 알몸을 보는 것 같아 조금은 민망스런 그래도 진정성 있고 가식을 벗어버린 겨울 길 걸어가노라면 내 마음도 백지가 된다. 신제주에 조성된 한라수목원의 산책길은 화려하지도 소박하지도 않다. 시끌벅적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적막을 나타내는 고요함도 없다. 늘 적당함이 자리 잡은 곳이라 할 수 있다. 겨울철 눈이 오면 노루들이 여기저기에서 눈을 벗겨내고 풀을 찾는 모습이 보이며 이따금 지나가는 주민들의 생기있는 호흡 소리가 조용히 울려 퍼진다. 동네 한 바퀴 마음이 울적할 땐 동네부터 한 바퀴 온몸이 피곤할 때도 옆 동네까지 한 바퀴 한 바퀴 돌고 난 후엔 잘 풀리는 세상사. 의자도 쉬어야 할 때가 있었으니 바로 이런 순간이네요 2022년 올해 마지막의 눈일까 아닐까 또 눈이 온다면 즉시 한라수목원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