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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야생화

바닷가의 꽃

 

 

번행초의 수난

 

바다를 바라보며 앉아 있는 곳 

적잖이 불편하다 

넓은 땅 전망 좋은 곳에선 

이미 떠난 지 오래 

 

 

 

 

해안도로에 밀려 벼랑 끝에서

겨우겨우 붙어 있거나

바닷물 닿는 해변까지 산책로 만들어

모래밭조차 떠나야 할 신세 되었다

 

 

 

 

평생 동안 바닷바람 맞으며

척박한 땅에서도 모질게 살아왔다

칼날 같은 예리함과

태산 같은 무게를 견디어 왔고

짠물만을 먹으며 살았다

 

 

 

 

그렇게 수행을 하고 기를 닦아

온갖 능력 지니게 되었는데

몹쓸 인간들이 약효 있고 몸에 좋다며

목을 뚝 뚝 따간다.  

 

 

 

번행초; 갯상추와 바다시금치라는 말로도 부른다. 법국파채라는 이름도 있는데 바닷가 모래땅에서 지면을 기면서 자란다. 봄에서 가을까지 잎겨드랑이에 작고 노란 꽃이 피고 지기를 거듭한다. 식용, 약용, 실험용으로 주목받고 있는데 어린순은 맛이 좋은 나물로 먹으며 국을 끓이거나 튀김용 또는 샐러드로도 사용한다. 한방에서는 위장병에 특효약으로 알려졌으며 위염이나 위산과다 등 각종 위장병 치료제로 사용하고 고혈압, 빈혈, 장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인다고 한다. 생선의 부패를 막는 데 유용하게 사용되어 천연 방부제 효능을 개발하고 있으며 각종 바이러스의 숙주가 되어 바이러스 퇴치 실험식물로도 연구되고 있다고 한다. 꽃말은 “망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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