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좀녀의 애환 해녀콩/유유
오죽하면 해녀콩 이름 붙었을까
바닷속 물질할 때 응원해주고
시름 토해내는 숨비소리에 화답하다가
망사리 끌고 들어 오니 박수 보낸다

곁에 앉아 푸념하는 좀녀의 말
울그락불그락 심정 같이하더니 만
붉은 얼굴 새파랗게 바꾸고
모질고도 모진 얘기 속삭여 준다

뱃속 아기 생이별이 얼마나 아팠을까
칼날 바위 위에 갈옷 찢어 걸고
영등신께 잘못 빌고 빌며
검은 모래밭에 태왁 굴리면서
운명을 점쳐 보았지만
험난한 좀녀의 일생 변할 리 없었다

몸과 마음이 안타까웠던 해녀콩
여전히 멀리서 좀녀 물질 바라다본다.

해녀콩; 제주도 주변의 섬인 비양도, 토끼섬, 차귀도 등지에서 자란다. 2m 내외의 덩굴식물로 잎자루가 길고 3개의 작은 잎이 나와 주변을 덮는다. 열매 꼬투리는 5~10cm 크기의 타원형으로 강낭콩 같은 갈색의 씨가 2~5개 들어 있으나 독이 있어 먹지는 못한다. 옛날 좀녀(潛嫂, 일제강점기에 해녀로 바뀜)들이 낙태를 위해 먹었는데 어떤 때는 양을 잘 못 계산해 산모가 같이 죽기도 했다는 제주도 해변의 애환이 서린 식물이다. 꽃말도 "전설".

슬픈 전설의 해녀콩
청상과부 모진 외로움에
실수 한번 애가 들어서고
쉬쉬하며 떼려 하다 보니
해녀까지 데려 갔다구나
어이할까나 어이할까나
남은 아이들 어찌할까나

칼날 바위 갈옷 찢어 걸고
영등신께 빌고 빌었는데
이방인의 어설픈 낙태기술
해녀콩이 해녀 데려 갔네
어이할까나 어이할까나
남은 아이들 어찌할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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