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자연
멈춘 바람
(유유)
2025. 5. 30. 00:03

숲길에서 만난 바람
길 가다가 왜 멈추어 서 있느냐고 물었지만
바람은 묵묵부답
너무 오래 움직여서 힘이 들었던지
아니면 갈 곳을 잃어버렸는지 우물쭈물 망설이고 있는 듯하다

가는 방향을 알려주는 표지판도 있고
분명한 길도 있는 곳에서
가끔은 앞으로 나아가기가 겁이 나는 경우도 있을까나
바람답지 않은 몸놀림

왜 바람은 숲속에만 들어가면 순한 양이 되는지
함부로 움직이면 가시에 찔리고 덤불 속에 묶일까 걱정
부러진 나뭇가지 오해도 신경 쓰이는 듯
숲길에서 만난 바람은 조심스러운 관계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