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야생화
갈대의 신세
(유유)
2024. 11. 28. 00:07
갈대의 신세
빗자루 되어 방을 쓸어주고
발을 늘여 햇볕 조절
차가운 방바닥에선 돗자리로 봉사
인간을 사랑하는 마음은
한이 없다
그런데 왜 이리 슬플까
억새처럼 환하지 못한 칙칙한 얼굴에
물가에서만 살아야 하는 운명
풀도 나무도 바람 불면 모두 흔들리는데
왜 갈대만 흔들린다고 하나
겨울철 찾아오는 철새들의 노는 모습 보며
잠시나마 위안을 삼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