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야생화

와송의 슬픔

(유유) 2019. 10. 31. 03:53





와송의 슬픔/유유

 

허물어져 가는 기와지붕 위 용마루에 올라앉아

잡초로 뒤덮인 정원을 바라다보는

기와지기 된 존재의 슬픔이란

 

패망한 왕조의 흔적을 보며

지난날의 잘못에 눈물 흘려 보아야

덧없는 인간의 흥망성쇠를 어쩌지 못할 것이다

 

권력의 영화와 끝없는 욕망의 굴레 속에 살았던 때

말라버린 향수 냄새 아직도 있을까마는

미어지는 가슴

 

어찌하여 이 세상 태어나

애욕에 들끓는 인간이 되었었는지

억년 비정의 바위가 되지 못한 바위솔은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