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자연

밀밭의 바람

(유유) 2017. 4. 30. 04:47




밀밭의 바람/유유


길고 긴 웨딩드레스 입었을까

바람의 치맛자락은

솜털처럼 가벼워 누르는 힘 없건만

저절로 웨이브 만들어 낸다


아직은 푸르른 청춘이라

까마귀도 없고 여우도 없다

까투리가 알 낳아놓고

소리 없이 기어가는 모습만이 아른거린다


바람은 정말 발자국 없을까

걸어가는지 뛰어가는지 뒹굴며 가는지

분명 지나가는 모습 보이는데

가고 나면 허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