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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야생화

지고지순의 백작약

 

 

 

지고지순의 백작약

 

                                  유유

 

 

바보

그래 그렇지 요즘 시대엔 정말 바보야 등신 쪼다

순백의 단아함과 기품이 무엇이라고

외로움을 자초하다니

 

 

 

 

 

 

숲에 낮 기온도 오르고

늦은 봄의 나른한 햇살에 자세가 흩어지게 하는데

푸른 바람에 살랑대고 싶은 마음

싱숭생숭 이어라

 

 

 

 

 

 

활짝 웃고도 싶건만

필 듯 말 듯 반만 열어야 하는 이 한 몸 꽃송이

민낯의 순박함을 부끄러워해야 하는

천생의 업보

 

 

 

 

 

 

무조건 청순가련형은 싫어

친구들과 어울려 수다를 떨기도 하고

어지러운 음악에 맞춰 방정맞게 몸을 흔들고도 싶은데

홀로 산속에서 품위만 지키며 살라고 하네

 

 

 

 

 

 

이러다가 백의의 천사가 아닌

무명옷 입은 처녀 귀신이 되어 버릴까 걱정

흰 적삼 찢어져도 좋으니

왈가닥 놀이라도 한번 해 보고 싶어라!

 

 

 

 

 

백작약; 강작약이라고도 하는 깊은 산 숲속에서 자라는 다년생 초본 식물이다. 뿌리는 굵은 육질이며 잎은 어긋나고 줄기가 30~50cm로 자라는데 4~6월에 순백의 하얀 꽃을 피운다. 꽃이 붉은색인 것은 산작약이라고 한다. 뿌리를 부인병에 사용하는 등 약성이 좋고 꽃도 귀한 모습이라서 불법 도채가 많이 되어 점점 멸종되어가고 있다고 한다. 꽃말은 수줍음, 부끄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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