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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시-자연

지붕돌의 무게






지붕돌의 무게/유유

 

저울로도 잴 수 없는 솜털의 무게가

무겁게 느껴질 때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는 승려의 흐려진 눈동자

다리에 힘을 주게 된다

 

태산의 무게도 버틸 수 있었던 의지가 있었건만

머리 위 멀리 있는 양털구름조차 무거워

다리가 비틀거리는 신세

그동안 닦은 내공은 다 어디 갔단 말인가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들어 내는 허상

 

가벼운 창호지로 지붕을 만들어 살 수 있으면

하늘의 밝음도 좋고 허리도 굽지 않으련만

비와 바람이 허용하지 않는다 하여

돌로 지붕 만들어 살다 보니

다리 힘만 계속 약해져 가는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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